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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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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르빌 2025. 9. 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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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는 전날 밤 경찰서를 나서며 느낀 싸늘한 공기를 잊을 수 없었다. 팀장의 차가 골목 모퉁이에서 발견된 순간, 그 공간에 퍼져 있던 묘한 긴장감은 아직도 그의 폐 속에 머물러 있었다. 단순한 음주 사건일 수도 있었지만, 경찰들의 낮은 목소리와 어딘가 불안한 눈빛은 정호의 직감을 자극했다. 뭔가 더 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출근길 사무실은 평소보다 조용했다. 복도에는 웅성거림이 떠돌았고,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팀장이 출장 갔다더라”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휴직 신청했다던데”라고 했다. 하지만 진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호가 자리에 앉자, 선영이 작은 쪽지를 건넸다.
“선배, 어제 그거…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쪽지엔 단 한 줄이 더 적혀 있었다.

‘우릴 지켜보는 눈이 있어요.’

순간 정호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는 무심한 듯 키보드를 두드리며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분명히… 어제 본 적 없는 중년 남성이 사무실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본사 감사팀’이라며 자신을 소개했지만, 정호는 그 눈빛에서 경찰과 같은 기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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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정호는 선영과 함께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밥을 퍼 담았지만, 서로의 시선은 긴장으로 묶여 있었다.
“선배, 혹시 팀장님 사건이…”
“쉿.” 정호는 급히 손을 들어 올렸다.

바로 뒤, 감사팀이라던 남자가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었다.
“…아니, 보고서는 그가 작성했을 거예요. 네, 오늘 안에 확보하겠습니다.”

정호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보고서. 그 단어가 심장을 쿵 하고 때렸다. 자신이 전날 밤 저장하고 닫았던 보고서. 팀장이 맡긴, 하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한 그 문서.

 

그날은 오랜만에 제시간에 퇴근했다. 아들을 안아 올리며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지만, 창문 밖 가로등 아래에 서 있는 검은 그림자가 자꾸 눈에 밟혔다. 담배 불빛이 간헐적으로 켜졌다 꺼졌다.

아내가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요즘 얼굴이 너무 굳어 보여.”
정호는 대답 대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되뇌고 있었다.
‘퇴근 버튼을 눌렀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구나.’

 

밤, 노트북을 켠 정호는 팀장이 맡겼던 보고서를 다시 열었다. 문서 안에는 단순한 수치와 그래프가 아니라, 회사의 검은 장부를 드러내는 단서들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화면 구석에 알 수 없는 경고창이 떴다.

“접속 기록이 추적되었습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정호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선택해야 했다.
지금 이대로 닫을지, 아니면 끝까지 파헤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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